책 제목부터가 흥미를 끌었다. ‘과연 정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실제로 존재할까’,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남자는 대체 어떤 부분이 잘못되어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장편소설일 줄 알았지만 여러 개의 사례를 묶은 단편소설 같은 형식의 책이었고 소개되는 사례들은 모두 판타지소설에나 나올 법한 기이한 내용들이었다.
환자 한 명, 한 명의 사례들이 도대체 평범한 것이 없지만 대부분 환자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보통의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증 신경장애를 앓고 있거나 저능아라는 사실이다. 그들의 증상은 때때로 무섭기까지 하다. 그들은 신경장애의 발생원인도 모르고 심지어 자신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지만 그들 나름대로 자기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장애에 적응해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평범한 우리가 보기에는 매우 심각한 결함으로 보이는 장애가 그들 자신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생활하는데 큰 이상